‘갓’은 세계가 주목하지만, ‘갓일’은 사라질 위기

- 무형유산 취약종목 보유자 72%가 70대 이상, 보유자 없는 종목도… 지원은 제자리 - 민형배, “국가무형유산 명맥 끊길 수 있어… 정책 보완과 예산 증액 시급”

김경환 기자
2025-10-10 07:11:02




민형배 의원 질의 사진 01 (사진제공=민형배의원실)



[아시아월드뉴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인기에 힘입어 ‘갓’이 한국 전통의 상징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갓일’을 비롯한 일부 국가무형유산은 심각한 계승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을)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국가무형유산 전승 취약종목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갓일 보유자는 전국 4명에 불과하며, 평균 연령은 약 83세로 확인됐다. 갓일이란 ‘갓 만드는 일’로, 국가무형유산 중 하나다.

갓일 외에도 ‘전통장(94세)’, ‘발탈(86~91세)’, ‘악기장(편종‧편경, 90세)’ 등 전승 취약종목 보유자의 72%가 70대 이상으로, 고령화로 인해 전승 기반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전승 취약종목은 25개이며, 이 중 23개 종목은 5년 이상 취약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소멸 위험에 처한 무형유산을 긴급히 보전하기 위해 지정한 ‘국가긴급보호무형유산’ 4종목(나주의 샛골나이, 바디장, 백동연죽장, 악기장(편종- 편경)) 중 ‘나주의 샛골나이’, ‘바디장’, ‘백동연죽장’은 현재 보유자 공백 상태로 이수자 확보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바디장’의 경우 보유자가 사망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보유자를 지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승 인력은 줄고 있지만, 관련 예산은 제자리이거나 감소했다. 국가무형유산 전체 예산은 2024년 총 639억 원까지 확대됐지만, 2025년에는 되레 90억 원 이상 감소해 K-컬처의 성장세와는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가긴급보호무형유산 보호- 육성 예산도 5년째 연 1억 6천만 원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자료를 분석한 민 의원은 “세계가 K-컬처의 전통기술에 감탄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몇 분의 고령 보유자가 겨우 전통기술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대로면 국가무형유산의 명맥이 끊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보유자 공백 종목의 신규 보유자 발굴, 국가무형유산 보호- 육성 지원 확대 등 구체적인 정책 보완과 예산 증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형배 의원은 지난 9월 10일 전통문화가 세계 콘텐츠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케데헌법(콘텐츠산업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